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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사랑15

이제 알았습니다. 배풍등 열매 눈부시게 햇빛 좋던 날도 소나기 쏟아내는 잿빛 하늘로 변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제 알았습니다. 눈으로는 웃지만 가슴으로는 울어 촉촉이 눈물 젖게 하는 날 내린 빗방울에 흐르는 눈물 감출 수 있다는 것도 이제 알았습니다. 여리고 작은 들꽃 하나 시들어 가는 것만 바라봐도 내 가슴이 시리도록 아파 그렁그렁 이슬 같은 눈물 흘리는 여린 마음이라는 것도 이제 알았습니다. 2024. 2. 3.
再會 再會 ​초록이 흘러 흘러 붉은 잎 되더니. ​된서리 몇 번에 裸木이 되었네 ​밋밋한 풀 줄기가 찬 바람맞더니 ​하늘 향해 춤추는 솜사탕이 되었네 ​단풍 잎 지고 억새풀 날리고 나면 아쉬운 건 추억 기다려지는 건 再會 2023. 1. 10.
가을이 오면 *가을이 오면* 가을이 오면 늦가을 소슬바람 살갗에 스쳐오면 나는 고태 난 책꽃이에서 읽다 둔 詩集을 꺼내 한적한 공원길로 나가련다. 천연으로 물든 낙엽들을 조심스레 주어 모아 갈 빛 짙은 책갈피에 하나하나 꼽으련다. 노란빛의 은행잎 빨간빛의 단풍잎 갈색으로 구멍 뚫린 감잎까지도 소중히 모아 끼우련다. 잎새 간직한 시집을 가슴에 안고 파란 하늘을 보며 파란 노래를 부르련다. 어떤 가사의 노래를 부를까? 은행잎의 사연을 담아 노랫말을 지을까? 단풍잎의 슬픔을 담아 노랫말을 지을까? 가을이 오면 소슬바람이 살갗을 스치면 나는 그렇게 나만의 상념을 위해 가을 공원을 걷고 싶다. 2021. 11. 9.
내 삶의 작품 *내 삶의 작품* 반지르르 윤기 흐르며 우윳빛으로 뽀얗던 내 얼굴도 세월의 흐름 따라 탄력 잃어 버석거리는 칙칙한 피부로 변해 버려 고단한 삶의 증명서 처럼 남아 있지만 마음의 거울이 있어 내면을 들여 다 볼 줄 아는 지혜가 있다면 버석거리는 내 얼굴의 주름도 고단한 삶의 증명서가 아니라 삶의 연륜으로 쌓인 오랜 세월 공들여 만든 고아한 작품처럼 보였으면 좋겠다. -수니아- 2021. 2. 22.
생명수 같았던 추억 속의 우물 내가 어렸을 적 가난했던 그 시절 생명을 연명해 주던 우물 아낙들의 삶과 애환이 있었던 곳. 어스름 새벽 길 졸린 눈 부스스 비벼가며 앞 동네 뒷동네 아낙네들 하나 둘 모여들어 콸콸 넘치는 샘물 퍼담아 머리 위에 올려진 똬리 위에 물동이 올려두고 여름이면 훠이훠이 날개 단듯 내달.. 2018. 12. 18.
가을이고 싶습니다. *가을이고 싶습니다* 가을이란 명찰달고 하늘이 널려있습니다. 널따란 하늘엔 파란하늘이 둥둥 떠있습니다. 깃털에 바늘 달아 후~~ 힘껏 불면 하늘에라도 닿을 듯 합니다. 하늘에 작은 구멍이라도 낼 듯 싶습니다. 하늘에서 파란 바람이 불어옵니다. 그리움 되어 불어옵니다. 사무침 되어 .. 2015. 10. 13.
내 삶의 작품 *내 삶의 작품* -수니아- 반지르르 윤기 흐르며 우윳빛으로 뽀얗던 내 얼굴도 세월의 흐름 따라 탄력 잃어 버석거리는 칙칙한 피부로 변해 버려 고단한 삶의 증명서처럼 남아 있지만 마음의 거울이 있어 내면을 들여 다 볼 줄 아는 지혜가 있다면 버석거리는 내 얼굴의 주름도 고단한 삶의.. 2013. 1. 8.
빈 마음 되어.... **빈 마음 되어** 하늘 총총 달빛, 별빛, 널려 있는 조용한 그 숲 속 하늘 아래 자리한 곳 나, 그곳에 빈 마음 되어 한 송이 꽃으로 살고 싶어라. 물소리, 바람 소리, 노란 원추리 꽃 함께 춤추던 곳 나, 그곳에 빈 마음 되어 한 송이 꽃으로 살고 싶어라. 보랏빛 물줄기 시원스레 쏟아내던 곳 .. 2012. 2. 16.
이 가을 끝 자락에서... ♧이 가을 끝 자락에서....♧ 길 위에 구르는 낙엽 사락사락 슬픈 세레나데를 부르는 이별의 아픈 가을 잔해들 바삭거리는 마른 잎사귀 되어 뒹군다. 어느새 싱그럽던 녹색 잎 핏빛으로 빨갛게 타오르던 단풍도 길 위에 뒹굴며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아프게 느껴지는 것은 빈 몸으로 길고 긴 겨울 이겨내기 위한 몸부림일 것 같아서인가. 이 가을 끝자락에서 다 비워내 버린 빈 나 목의 나이테처럼 내 삶의 아쉬운 나이테만 더 늘어날 것 같다. 수북이 쌓이는 낙엽 긁어모아 따뜻한 사랑의 온기로 불 지피며 싸늘히 식어 가는 내 감성(感性)과 지성(知性) 되살려 사락사락 낙엽 구르는 소리 사랑의 세레나데로 들으며 이 가을의 끝자락을 뎁혀가고 싶다. *順姬* 2011. 11. 26.
장맛 비에 젖어... 장맛비에 젖어.... 쉬 임 없이 내리는 장맛 비에 마음조차 흠뻑 젖어들어 젖은 마음 고운 햇살에 보송보송 말려보고 싶은 날 이렇게 쉬 임 없이 비가 내리는 날은 괜스레, 마음속에 숨겨둔 그리움의 흔적까지 눈시울 촉촉이 젖게 하는 날 장맛 비에 젖은 가슴 그렁그렁 빗물 같은 눈물 쏟아.. 2011. 7.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