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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가을이 오면
늦가을 소슬바람 살갗에 스쳐오면
나는 고태 난 책꽃이에서
읽다 둔 詩集을 꺼내 한적한 공원길로 나가련다.
천연으로 물든
낙엽들을 조심스레 주어 모아
갈 빛 짙은 책갈피에 하나하나 꼽으련다.
노란빛의 은행잎
빨간빛의 단풍잎 갈색으로 구멍 뚫린
감잎까지도 소중히 모아 끼우련다.

잎새 간직한 시집을 가슴에 안고
파란 하늘을 보며 파란 노래를 부르련다.
어떤 가사의 노래를 부를까?
은행잎의 사연을 담아 노랫말을 지을까?
단풍잎의 슬픔을 담아 노랫말을 지을까?
가을이 오면
소슬바람이 살갗을 스치면
나는 그렇게 나만의 상념을 위해 가을 공원을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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