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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여행

선운사를 다녀와서/03. 3. 13

by 수니야 2009.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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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을 다녀와서...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그 산공기 마시며
가슴 활짝 벌려보고 싶은 곳이었다.

상사화 축제 열렸다고
단풍이 아름답다고
얼음꽃이 그토록 부르던 곳이었는데.

단풍이 좋다고
복분자가 맛있다고
이쁜이님이 강가 님들 약 올렸던곳인데.

살다보면
나도 이렇게 와 볼 수 있는것을
나도 산 꼭대기 보며 와~~ 하고 감탄 할 수 있는 것을.

에구... 아까워라
지난주에 만 그곳을 찾았더라면
그 고운 단풍 많이 남아 있었을것을...


"송악"이라 하던가?
상록 활엽수 천연기념물 제367호

덩굴 줄기로된 식물인데
바위를 올라 타고 가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선운사로 입구 왼쪽 절벽
푸르름이 바위를 안고
바위는 다시 푸르름을 껴안았다.

암벽 타고 감은 줄기가
아기 품은 엄마 모습이요
엄마 젖 입에 문 아기 모습이다.

몇 아름 될듯한
은행 나무 앞
햐얀 나무판에 빨간글씨의
이정표가 앙징맞다.

왼편으로
앙상한 가지 아래
널 부죽 하니 하늘이 누워있다.

올려다 보면 하늘과 나무인데
아래도 하늘과 몇 남은 단풍이다.

누군가
물은 물이요
산은 산이라 했는데

아니다
여긴 아니다.

하늘이 물
물이 다시 하늘
땅이 하늘 되고
하늘이 산이 된다.

산과 하늘이 하나되고
나무와 물이 하나되면
그 가운데 서 있는 나도 하늘 되는게 아닌가?

가당찮다.
물가에 주저앉아 하늘을 본다.

저게 뭐람?

열목어다.

일자로 늘어선 뼘치의 열목어가
한 줄로 늘어서서 열병식을 한다.

조금 더 빨리올걸
얼음꽃이 오라고 할 때 내쳐 달려올걸.

그 때 왔더라면
더 아름다운 경치 내 품에 다 안았을것을.

늦가을 山寺는 홍시와 함께 저물어가고
선운사 뒤편은 온통 동백잎의 반짝임인데.

하늘이 갑자기 심술을 부린다.

비가 내린다
눈이 내릴려나?

서둘러야지
서울까지 그 먼 거리
눈이라도 오면 어찌 가나.

달리는 차속에서
눈을 감아도 선운사 계곡이 머리속 가득하다.

붕어빵엔 붕어가 없고
거북선 안엔 거북이 안 산다더니

선운산에 선운사가 있었다.
내장산에 내장사가 있듯이.


다시 거기 가보리
꽃무릇 가득할 때
나 그 한 가운데 서
나도 "꽃무릇" 되어보리.

동백꽃 잎파리
잔설 입고 잠들었을때
나도 동백꽃 잎 되어 그 눈송이 아래 누워보리.

2003년 3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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