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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정

우리 집 베란다에 핀 꽃무릇의 역사..

by 수니야 2009.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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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베란다에 핀 꽃무릇

딱 5년 전 사랑하는 사람들과 처음 갔던 용천사

 

때마침 비는 부슬부슬

온 천지는 핏빛으로 붉게 물들어

가을을 보내기 위한 슬픈 소야곡을 부르고 있던 날

 

빗속을 사박사박 걸으며

꽃무릇의 화려한 자태에 사로잡혀

몽환 중에 헤매 듯 걷고 있는데

 

반짝이는 알밤이 톡톡 떨어져

빨간 핏빛 꽃 사이로 굴러가는 것을

한 알 한 알 주머니에 주워 넣으면서

 

알밤보다 더 작은 꽃무릇 뿌리가

흙이 덮이지 않은 체 맨몸으로 뒹굴어

딱 6알을 주워 주머니에 넣었었다.

 

 

 

그것을 곱게 가져와

화분에 심었더니 3년을 꽃은 피지 않고

가을이면 초록색 잎만 무성하게 자라는 것을

 

제 작년 가을

베란다에 화단을 만들어

꽃무릇을 화단으로 옮겨 줬더니

 

작년에 딱 한 송이 꽃을 피워 얼마나 예뻤는지

가슴까지 콩닥거릴 만큼 흥분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올해는 세 송이가 피어

우리 집 베란다 작은 화단을 빨갛게 물들여 준다.

 

내년에는 몇 송이의 꽃이 내게 찾아올까?

 

요즘 한창 절정을 이루는 꽃무릇 축제

금욜 쯤 가볼 생각인데

어째 감기 기운이 발을 묶을 것 같다.

 

요즘 감기걸리면 신종풀루 때문에 겁이 덜컥 나는데

아니겠지? 가볍게 지나가는 감기려니 생각한다.

 

 

보기 드문 꽃은 아니지만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운 꽃이라서 의미가 남다릅니다.

 

예쁘지요?

 

 

 

09. 9.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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