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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베란다에 핀 꽃무릇
딱 5년 전 사랑하는 사람들과 처음 갔던 용천사
때마침 비는 부슬부슬
온 천지는 핏빛으로 붉게 물들어
가을을 보내기 위한 슬픈 소야곡을 부르고 있던 날
빗속을 사박사박 걸으며
꽃무릇의 화려한 자태에 사로잡혀
몽환 중에 헤매 듯 걷고 있는데
반짝이는 알밤이 톡톡 떨어져
빨간 핏빛 꽃 사이로 굴러가는 것을
한 알 한 알 주머니에 주워 넣으면서
알밤보다 더 작은 꽃무릇 뿌리가
흙이 덮이지 않은 체 맨몸으로 뒹굴어
딱 6알을 주워 주머니에 넣었었다.
그것을 곱게 가져와
화분에 심었더니 3년을 꽃은 피지 않고
가을이면 초록색 잎만 무성하게 자라는 것을
제 작년 가을
베란다에 화단을 만들어
꽃무릇을 화단으로 옮겨 줬더니
작년에 딱 한 송이 꽃을 피워 얼마나 예뻤는지
가슴까지 콩닥거릴 만큼 흥분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올해는 세 송이가 피어
우리 집 베란다 작은 화단을 빨갛게 물들여 준다.
내년에는 몇 송이의 꽃이 내게 찾아올까?
요즘 한창 절정을 이루는 꽃무릇 축제
금욜 쯤 가볼 생각인데
어째 감기 기운이 발을 묶을 것 같다.
요즘 감기걸리면 신종풀루 때문에 겁이 덜컥 나는데
아니겠지? 가볍게 지나가는 감기려니 생각한다.
보기 드문 꽃은 아니지만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운 꽃이라서 의미가 남다릅니다.
예쁘지요?
09. 9.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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