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3일 10시 30분
우리 네 자매는 들뜬 마음으로
인천 공항에서 핀란드 항공 트랩에 오른 지 9시간이 지나서
베를린으로의 환승을 위해 핀란드 헬싱키 공항에 도착했다.
(핀란드 헬싱키 공항)
혹시나 입국할 때 말을 알아듣지 못해
입국 심사대를 거쳐야 하는 두려움에
딸아이에게 부탁해 미리 대답할 답변지를 준비해 갔었다.
역시나 입국 심사원의
영어도 아닌 핀란드 말로
뭐라고 쏼라쏼라 따발총처럼 쏟아내는 말을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
입국 하게 된 사유가 적힌 종이 한 장을 내밀자
받아든 종이 한 장과 우리 네 자매를 번갈아 흩어보더니
어렵지 않게 통과를 시켜줘 입국 심사대를 빠져나와
우리가 환승 해야 할 21A 게이트 앞에서
무려 3시간의 환승 시간도 지루한 줄 모르고 훌쩍 흘려보내고
(베를린 공항)
핀란드 시각 5시 10분
베를린으로 출발하는 핀에어에 탑승하여
2시간이 조금 지나자 베를린에 도착했다.
베를린 공항에 착륙한다는 안내 방송을 들으며
비행기 창문 밖으로 보이는 베를린을 내려다보니
푸른 숲 사이사이 유럽풍의 멋진 집들이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졌다.
(딸아이가 지금 사는 동네, 8월말에 오페라 극장이 있는 곳으로 이사를 하지만,)
환승 시간까지
장장 14시간의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도착한 베를린 땅!!
수화물로 보낸 짐을 찾아 출구로 나오니
1년 반 만에 만나는 딸아이가 활짝 웃는 얼굴로 우리를 반기며 안긴다.
(2층 버스)
딸아이가 사는 기숙사에는
우리 일행이 다 머무를 수가 없어
우리가 머무는 동안 집을 비우는 선배 집을 빌렸으니
딸아이 집이 아닌 선배 집으로
택시를 잡아타고 갔는데 이게 웬일??
그 집의 열쇠가 열리지 않은 것이다.
(딸아이가 일 할 도이치 오페라 극장)
선배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를 불러
그 친구가 20여 분이 넘도록 열쇠를 가지고
씨름을 해도 열쇠가 열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참으로 난감한 상황
그때 딸아이가 자매처럼 지내는
후배에게 전화해 상황을 설명하고는
그 후배 집으로 가자고 해
다시 택시를 불러 타고 딸아이 후배 "한나" 집으로 향했다.
(베를린 국회의사당)
빌려놨던 선배 집 열쇠가 열리지 않아
당혹스럽던 그때의 우여곡절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는 사실을
후배 한나 집에 도착해서야 알았다.
모든 일이 우연히 일어난 것 같았지만
우연이 아니고 하나님의 예비하신 일이었다는 것을...
(베를린 박물관)
처음 빌린 선배 집은
딸 아이 집과 거리가 너무 멀어
독일어는 단 한마디도 못하는 우리를
딸아이가 일일이 챙기러 다닐 일이
상당히 힘든 일이었을 것인데
그런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딸아이 집 가까이 옮겨 주신 것이고
( 베를린 국회의사당 앞 광장)
또한, 후배 한나도
집안 형편이 어려운 부모님께
생활비를 받아 쓰고 있는데
우리가 머무는 한 달 동안
갑작스럽게 오스트리아에 가서
공부할 일이 있어 집을 비워야 하던 차에
한 달 방세라도 줄이려고
누구에게 집을 빌려주려고
좋은 사람이 들어오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었다니
(베를린 국회의사당 앞 광장)
딸아이는 딸아이대로 한나는 한나 대로
그리고 말 한마디 할 줄 모르는 우리도
딸아이와 거리가 멀었으면
많이 불편했을 것은 뻔한 일이었으니
우리가 머물기로 한 선배 집의 열쇠가 열리지 않은 것도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예비하심이었던 상황이었다.
이렇게 우리의 25일 간의 유럽 여정 첫날이 시작되었다.
2010. 8.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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