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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여행

지금 광릉 수목원에는/04. 11. 4

by 수니야 2009.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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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광릉수목원 는... 광릉수목원... 우리나라 국립 수목원이지만 이름 그대로 광릉수목원으로 더 유명한 곳 3년 전이였나? 내게는 디카도 없을 적에 어떤 사람이 찍어서 인터넷에 올려놓은 광릉수목원의 가을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그 때부터 가을이면 가 봐야겠다 생각했던 곳... 그러나... 그리 멀지 않은 거리지만 가을은 순간에 지나버리고 그렇게 세월만 흘려 보내 버린 체 몇 년이 흘러 가버렸다. 올해는 꼭 가보리라 몇 번 마음에 다짐을 하다가 자작나무 숲 님께 광릉을 가 보자며 예약을 부탁했다. 드디어 예약 된 날짜 어제 11월 2일 화요일 전날 저녁부터 가을비치고는 많은 비가 쏟아진다. 내일 아침 비가 그쳐 주길 기대하며 새벽잠이 깨어 어둠 속에서 살며시 일어나 베란다 창문을 열어보니 비가 그친 게 아닌가.. 오~~우~~케~이~~ 속으로 쾌 제를 부르며 소풍 가는 아이처럼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대충 아침을 보내고 흐린 하늘이지만 많은 비는 올 것 같지 않아 오전 11시쯤 출발을 숲 님께 알리고 매실주스를 준비하고 뜨거운 커피를 준비하고 점심은 간단히 김밥을 사 가지고 광릉을 향해 출발... 태능 입구에서 만나기로 한 숲 님을 태우고 룰 루 랄 라~~~ 흐릿한 하늘에서 촉촉이 안개비가 오락가락... 그래도 간다 기다려라 광릉수목원.. 달리는 도로 양쪽으로 펼쳐지는 나지막한 야산들이 붉고 노란 물감으로 누가 저리도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려놨더란 말인가.. 광릉 입구를 접어드니 과연 이것이 자연이 만들어낸 걸작품이구나... 환상의 드라이브 길.. 촉촉이 내리는 이슬비와 함께 꽃비들까지 하늘하늘 춤추며 내린다. 뒤에 앉아 있는 숲 님은 환호를 지르는 내가 무척이나 불안했을 거야 ㅎㅎㅎ 경치에 반해 한눈 팔다 사고 날까봐서 ㅎㅎㅎㅎ (그래도 안전운전이 우선이지요~~ ㅎㅎㅎ) 그렇게 들어선 광릉수목원.. 비가 내려서 일까 하루에 5.000명만 입장시킨다는데 그렇게 많은 인파가 없어 참으로 조용하고 한가해 너무 좋았다. 입구에 들어서면서 가을은 이미 뚝뚝 떨어져 이슬비와 함께 버무려져 나뒹군다, 먼저 낙엽이 가득히 쌓인 호젓한 오솔길로 접어들어 빼 콤이 보이는 하늘을 향해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다.. 잘 정리된 숲길에 야생화들이 가을을 보내기 위해 숲 속으로 숨어버리고 이름표만 달고 내년 봄을 기다리고 얌전히 앉아있다. 흐르는 개울물에 둥둥 떠 있는 빨간 단풍잎 누구도 그려낼 수 없는 명작이다. 그 위에 그림같이 아름다운 조각처럼 운치 있는 나무다리.. 갈참나무 숲길에는 갈색낙엽이 수북히 발이 폭삭폭삭 빠져 젖지 않았다면 정말 뒹굴고 싶었다. 작은 개울가 호수 옆 등나무가 덮인 정자에서 가져간 김밥으로 가을 소풍의 진수를 느끼며 점심을 해결하고... 뜨거운 커피 향에 숲 냄새의 버무림 숲 님이 가져온 귤 향까지 참으로 오랜만에 느끼는 평온함... 키 작은 나무부터 하늘을 찌르는 아름드리 고목들까지 붉고 노란 고운 옷으로 갈아입었건만 이제 고운 옷 벗어놓고 떠나라 재촉하며 폭신폭신 낙엽이불 두께가 두꺼워 지고 있었다. 숲 냄새에 취해 행복 속에 빠진 하루 그렇게 광릉수목원에 하루가 저물어 딸네마와 전에 몇 번 갔었던 고모리 생선구이 집에서 저녁까지 맛있게 먹고 나오자 이미 지척에도 어둠이 깔려 그 화려했던 단풍 길도 자동차 헤드라이트 빛에 반사될 뿐.. 숲냄새는 어둠속에서도 그 기운을 잃지 않고 진한 향기 품어내는 숲길을 뒤로하고 내년 봄 야생화 이름표를 구별할 수 있을 때 다시 오마 겨울동안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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