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자매의 일상 탈출.....♡
다음 날 아침
누구 재촉하는 사람도 없고
어디를 빨리 가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자유롭게 늦은 아침을 먹고

많이 걷는 곳은 엄마가 힘드셔서 갈 수가 없으니
많이 걷지 않을 수 있는 곳을 구경하기로 하고
안면도 휴양림을 찾아갔다.

엄마는 시원한 나무 그늘 밑 넓은 평상에
자리를 잡아 드리고 우리 네 명은 산책길에 나섰다.

(레인보우만병초)
휴양림에 들어서자
쭉쭉 뻗은 안면 송이
위풍도 당당하게 휴양림을 지키고 서 있고
공원에는 풋풋하고 싱그러운
남녀 고등학생들이 소풍을 와서
재잘재잘 떠들썩하게 삼삼오오 둘러앉아
점심을 먹는 모습이 어찌 그리도 예쁘게 보이던지
 (우리가 머물던 태안면 신진도리 꿈에그린 펜션)
저리도 풋풋한 싱그러운 시절이
내게도 있었던가 싶은 생각이 잠시 스치고 지나갔다.

휴양림을 대충 돌아보고
수목원을 돌아보기 위해 들어갔는데
의자에 앉아 계시는 엄마가 기다릴 생각에
입구만 휙 둘러보고 아쉬움을 뒤로한 체 나와야 했다.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바닷가를 찾아 출발 바닷가를 배경 삼아
드라이브를 하다 보니
영목항이라는 이정표가 있어 영목항으로 들어갔다.

영목항에서 싱싱한 회로
맛있는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
태안 하면 가장 유명한 꽂지 해수욕장엘 들렸다.
물 빠진 개펄에는 연로하신 어른들이
굴과 바지락을 팔기 위해 앉아계셨다.

썰물이 되어 버린 바다 가운데
할미 할아비 바위가 마치 나신처럼
붉게 물들이는 노을빛에 수줍은 듯 발그레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엄마가 걷기 어려우셔서 더는 돌아다닐 수가 없어
일찍 숙소로 돌아와 이른 저녁을 먹고
오늘 하룻 밤만 지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아쉬운 생각으로
허락받은 2박 3일 중 마지막 밤을 아쉬워하며 꿈나라로....

다음 날 아침 오늘은 우리의 일상 탈출
마지막 날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날이다.

안면도를 출발 서해안
바닷가를 구경하며 올라오는 길에
작년에 가서 쉬고 왔던 태안 근흥면 신진도리 안흥항에 도착했다.

안면도에는 게가 없을뿐더러
너무 비싸서 살 수가 없어 빈손으로 돌아오던 길
안흥항에 들려 게를 좀 살 수 있나 보기로 했다.

(푸른큰수리팔랑나비)
여기라고 다를 리가 없겠지
모든 수산물 값이 너무 비싸서 감히 살 엄두를 못 내고
언니만 게를 주문하고 지난해 와서 머물고 갔던 펜션으로 갔다.

(매미꽃)
그때의 추억이 떠올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여기에서 하루 더 놀다가자고 했다.
사장님께 인사를 하고
안면도에서 이틀을 놀고 올라가는 길인데
빈방이 있으면 하루 여기에서 더 놀다 가겠다고 했더니
무지하게 반갑게 맞아주시면서 방값도 싸게 해주시겠단다.

그렇게 우리는 또 하루를 자유를 외치며
바닷가에서 게와 보말을 잡으며 희희낙락
게와 보말을 잡느라고
손이 여기저기 찢겨 상처투성이가 되었지만
우리네 자매의 우애와 사랑이 담긴
화기애애한 웃음소리는 신진도리 노을빛에 빨갛게 익어갔다.

(애기말발도리)
어스름이 밀려오는 줄도 모르고
게와 보말을 잡느라 정신을 놓고 있었다.
바다 위로 길게 드러누운 노을빛에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그림 같은 펜션으로 돌아와

(굴거리나무인가?)
잡아온 게와 보말을 깨끗이 씻어
게는 양념하여 볶고 보말은 삶아서 먹고도
꽤 많은 양이 남아 나누어 집에 가져와서 며칠을 먹을 수 있었다.

(홀아비꽃대)
2박 3일 허락받은 시간에서
덤으로 하룻밤을 더 지내고
다음 날 아침은
제주도 항공권이 예약된
동생 비행기 시간에 늦지 않도록
일찍 출발해 서울로 돌아온 짧은 여행

(안면도 휴양림 전시관 나비 표본)
연로하신 엄마를 모시고 떠나는 여행은
항상 마음대로 관광을 할 수가 없는 것이 아쉬움이지만
그래도 엄마가 건강하셔서 모시고 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2011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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