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환희의 봄꽃 잔치1 창덕궁 환희의 봄꽃 잔치 무심히 내달리는 세월 잠시 쉴 틈도 없이 달아난다. 새해가 왔다고 했던 게 바로 엊그제였건 만 오늘이 벌써 4월 첫날이라니 세월이란 놈은 무섭도록 달아난다. 이렇게 도망치는 세월 따라 죽은 듯 멈춰있던 대지 위 생명들도 모두 잠이 깨어 꽃과 잎이 술렁인다. 숨바꼭질하듯 앞서거니 뒤서거니 뒤질세라 순서 없이 따라 피는 꽃들의 축제 먼저 피어나는 꽃이 방긋 인사를 할라치면 여기서도 저기서도 방긋방긋 인사를 한다. 봄은 이래서 신비롭고 모든 것이 죽음을 이기고 살아나는 것 같다. 겨울 동안 죽은 듯 흔적 없이 빈 몸으로 서 있던 나무들 가지마다 꽃이 피고 연둣빛 여린 잎이 돋아나면 얼었던 사람들의 마음까지 녹아내린다. 고궁의 뜰에도 환희의 봄꽃 잔치로 술렁술렁 사람도 꽃도 춤사위를 벌인다. 2023. 4. 1. 이전 1 다음